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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한국전쟁 때 벌어진 인천상륙작전, 그 성공에 앞서 사흘간 미연합군의 네이팜탄 폭격에 무참히 학살당한 월미도 주민 수백 명의 죽음과 2018년까지 끝나지 않은 현재의 실상을 뼈아프게 다룬 (「붉은 해변」), 인육을 먹는 북녘 땅에서 사선을 넘어온 한 여인이, 북한인권운동이라는 명목 하에, 잊고 싶은 지난날의 악몽을 매번 증언해야 하는, 평화를 가장한 또 다른 폭력의 희생자로 전락하는 탈북인권문제를 다룬 (「금지된, 기억」),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들, 가난과 질병에 내몰린 비루할 만큼 끔찍한 노인들의 성(性)과 삶을 현미경처럼 들여다 본, 엄청난 충격의 (「루버 걸」), 1970년대 화전민 이주정책에 내몰린 한 가족의 비극적 붕괴와 가난을 다룬 (「겨울 논」), 지구상에 미국과 한국 단 두 곳에만 있다는 특수부대 ‘마크리’, 70년 전의 한국전쟁 그 핏빛 총성들을 발굴하는 마크리 단장과 부대원들의 사건을 다룬 (「마크리」), 결혼을 하고도 사랑하는 가족보다 자신의 꿈과 욕망에 치중하는 이기주의자들, 그들이 알게 모르게 저지르는 무수한 타살들! 가족해체위기의 이 시대에 정면으로 강펀치를 날리는 (「7g의 별」), 인생 산선수전 공중전 화학전을 치른 동지애로 뭉친 중년부부들 앞에 또 다른 복병이 엄습하고, 그 해결책으로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화해와 용서에 대한 사용 설명서 (「목요일에 오는 편지」) 등의 작품에서 우리는 일반적인 다른 소설들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에피소드들과 마주하게 된다. 김명희 작가는 그의 첫 소설집『붉은 해변』을 통해 행복과 평화로 영악하게 위장된 그 이면에 감춰진 또 다른 폭력들을 단호하고 집요하게 파헤친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명희
목차
- [작가의 말]
1. 붉은 해변 …… 11
2. 금지된, 기억 …… 49
3. 루버 걸 …… 85
4. 겨울 논 …… 119
5. 마크리 …… 145
6. 7g의 별 …… 177
7. 목요일에 오는 편지 …… 205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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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소설집『붉은 해변』에 담긴 작품들은 무겁고 아프다. 근래에 마주한 소설들 중 보기 드물게 외침이 붉고 강렬하다. 김명희 작가는 유독, 현 사회에서 가장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흔(傷痕)에 집중한다. 현재 인천에 살고 있는 작가의 소설집『붉은 해변』은, 한국전쟁 중의 인천상륙작전을 소재로 다루었다.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전시를 역전시킨 맥아더는 그 후 세계적인 영웅이 되었다. 그러나 그 작전이 있기 전 사흘 동안, 인천월미도 주민 수백 명을 향해 미군 폭격기가 네이팜탄을 불비처럼 퍼부었다. 육안으로도 충분히 민간인 식별이 가능한 근거리에서의 폭격이었다. 화염 속에 산채로 불 타 죽은 월미도 주민들의 통탄할 죽음은 무엇으로 해명할 것인가? 작가 김명희는 한국전쟁 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 끝나지 않은 그 비명과 절규의 ‘붉은 해변’ 한 복판에 두 주먹을 쥐고 서 있다. 불바다였던 월미도 해변 바로 그 곳에서, 우리에게 진정한 인권과 평화가 무엇이냐고 질문한다. 우리는 소설집『붉은 해변』을 통해, 이전과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인천상륙작전과 그것과 관계된 2018년 현재의 월미도 실상을 뼈아프게 직시하게 된다.
-
김명희 소설가의 시선은 ‘섬세한 듯하면서도 매우 거칠고 집요’하다. 이 작품집에 실린 작품의 주인공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고 느끼는 그런 아픔이 아니라, 상식의 틀을 파괴하고 조금 비틀어진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아픔이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의 집요한 추적이 만든 결과다. 예를 들면, 인천상륙작전을 다룬『붉은 해변』에서 작가의 시선은 전쟁의 승리자가 아닌, 전쟁의 승리를 위해 희생당한 월미도 주민을 향하고 있다. 평화와 희생, 이 두 명제를 두고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를 독자에게 질문한다. 소설집『붉은 해변』에 실린 6편의 단편소설과 1편의 중편소설은 모두 소외되고 고통받는 다양한 민중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탈북 여성, 화전민,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극도의 가난과 질병으로 최소한의 인권마저 보장되지 않는 노인들의 변질된 성(性)과 남루한 삶 등, 쉬이 접할 수 없는 에피소드를 통해 작가는 평화를 가장한 또 다른 폭력을 고발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모두 포장된 행복의 가면을 쓰고 사는, 행복 무한 경쟁시대!
우리 안에 잠복 중인 폭력성과 잔인성, 그 속에서 살려달라 외치는 비명들.
당신이 외면하는 순간, 이것들은 언젠가 주검처럼 당신 앞에 엎질러지고 말 것이다.
『붉은 해변』은 소설가 김명희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2008년 시집『빈 곳』을 출간하고, 2015년 장편소설『불멸의 꽃』으로 ‘직지소설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후 다시 3년 만에 나온 작가의 세 번째 책이기도 하다.
『붉은 해변』에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인물들은 대부분 실존인물이다. 소설가 김명희는, 모두가 애써 외면하지만 결국 우리와 이 사회가 냉정하게 인정하고 직시해야 할 숨겨진 폭력과 고통의 후유증에 대해 말한다. 여섯 편의 단편소설과 한편의 중편소설 속 인물들은 심각한 폭력과 공포와 상처의 희생양이 되어 몸부림친다. 그 폭력과 상처들은 어쩌면 이 사회의 외면과 무관심이 키웠기에 더 끔찍하고 딱히 출구도 없다. 암묵적으로 동조한 우리 모두는 폭력과 가해의 공범자라고 작가는 말한다. ‘내가 대신 아파줄 수만 있다면…’ 하는 쓰린 마음으로, 긴 통증의 틈바구니에서 이 단편들을 썼다고 그는 회고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276027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7월 31일 |
쪽수 | 260쪽 |
크기 |
127 * 189
* 19
mm
/ 33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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